[인터뷰-15년만에 한국 온 이경구 목사] “한-일 교회 잇는 징검다리 되고싶다”
입력 2013-04-01 17:24 수정 2013-04-01 21:54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창립에 이바지하신 할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계승된 신앙의 ‘지계석(地界石)’을 옮기지 않고 장막 터를 넓히기 위해 섬기겠습니다.”
성결교회의 사부 이명직 목사의 손자가 1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경구(44·일본명 오쿠라 마카토·사진) 목사는 최근 서울 성락성결교회에서 개최된 이명직 목사 40주기 추모예배에 참석차 방한했다. 이 목사는 이명직 목사의 장남 이종규 목사의 사남으로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 일본인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사실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 다만 사진으로 본 할아버지는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성자처럼 인자한 모습을 갖고 계셨죠. 할아버지가 한국 성결교회의 대부였다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들어 왔습니다. 이렇게 큰 교단을 할아버지가 세웠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그의 조부 이명직 목사는 경성신학교 교장과 교단 총회장, ‘활천’ 주간 등을 역임하며 성결교회의 초석을 놓았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는 이 목사를 교단 설립의 ‘아버지’로 받들고 있다.
이 목사의 부친은 그가 태어난 지 100일 만에 질병으로 사망했다. 모친 오쿠라 기미에(82) 목사는 1971년 그를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왔다. 87년부터 91년까지 미국 테네시주 터스쿨럼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이 목사는 인도 여행 중 목회자로서 소명을 받고 도쿄성서학원에 입학하게 된다. 도쿄성서학원은 조부와 모친이 나온 학교이기도 하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98년부터 미국 샌디에이고 일본인교회를 맡고 있는 그는 한국과 일본교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한국인 아버지를 두고 일본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미국에서 공부한 뒤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하나님의 섭리고 은혜입니다. 두 나라 교회를 잇는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글·사진=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