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약 이야기-(16) 브릴린타] 기존 항혈소판제 한계 뛰어 넘은 신약

입력 2013-04-01 17:14


매일 10만 번, 평생 10억 번 이상 뛰는 심장. 이렇게 끊임없이 박동하려면 영양소와 산소가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심장혈관인 관상동맥이 피떡(혈전) 등으로 딱딱해지거나 좁아지면 심장세포는 물론이고, 심장근육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런 경우를 관상동맥증후군이라고 한다. 흔히 우리가 쉽게 얘기하는 급성심근경색, 불안정성 협심증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에 포함된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위험한 것은 한 번 걸리면 다시 재발,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은 8.1%로 12명 중 1명꼴로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4분의 1은 첫 스텐트 시술 후 일상생활을 하다가 질환이 재발, 다시 입원해 재시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항혈소판제의 등장으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월부터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게 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새로운 항혈소판제 브릴린타는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주요 출혈 위험의 증가 없이 1년 사망률 개선을 최초로 입증했다. 브릴린타는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해 심혈관 사망률의 상대 위험도를 21% 감소시켰으며, 복용 1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의 상대위험도 역시 클로피도그렐과 비교했을 때 1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브릴린타는 사망률 개선 외에도 빠른 혈소판 응집 억제반응과 유전자형에 구애 받지 않는 약제효과를 가진다. 기존 항혈소판제의 경우 유전자형에 따른 반응편차로 인해 한국인의 49%가 약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기존 약제와 달리 간 대사 작용을 거치지 않고 투약 30분 후 혈소판 응집억제 효과가 나타나며, 유전자형(CYP2C19 또는 ABCB1)에 관계없이 심혈관계사망,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의 빈도를 낮췄다.

현재 브릴린타는 유럽심장학회의 2010년 급성관상동맥증후군 가이드라인에서 클로피도그렐과 상관없이 Class 1 치료제로 권장 됐으며, 2012년 미국심장병학회재단과 미국심장학회의 개정가이드라인에서는 불안전성 협심증이나 ST 분절 상승 없는 심근경색으로 침습치료나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Class I 약제로 권고 됐다.

이영수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