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파워블로거의 힘… “화장품 좋더라” 후기 요청 쇄도
입력 2013-04-01 17:06
댓글·사용후기 등 ‘입소문 마케팅’ 영향력 갈수록 커져
“파워블로거들이 제품에 대해 우호적으로 올린 품평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만큼 파워블로거가 올린 제품 품평의 영향력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뷰티 파워블로거인 이민정(가명)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품 회사들로부터 들어오는 제품 품평 후기 아르바이트 제안에 골머리를 앓는다고 했다. 그는 하루 3∼4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가진 파워블로거다. 이씨와 같이 하루 방문객이 수천에서 수만명이 되는 블로거들은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원고료 명목으로 특정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후기를 써달라는 제안을 받는다고 했다.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은 일명 ‘입소문 마케팅’이라 불리며 블로그나 카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구매욕구를 자극시키는 마케팅 방식이다.
일부 업체들은 온라인 바이럴마케팅의 일환으로, 파워블로거들을 통해 제품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화장품 회사 등이 대행사를 동원해 자사의 제품 홍보를 위해 ‘댓글 아르바이트’나 ‘품평 후기’를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특정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품평 후기를 올려주면 원고료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일부 화장품 회사들은 SNS 전문 마케팅 회사나 홍보대행사를 통해 제품 후기 아르바이트를 실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기자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댓글 알바’를 제안 받았다던 30대 파워블로거 이민정(가명)씨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그로부터 기업들이 댓글 아르바이트를 동원해 제품에 대한 우호적인 글을 올리는 것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씨는 “뷰티블로그가 성행하기 시작하던 2000년대 초부터 일부 화장품 업체나 홍보 대행사로부터 제품 리뷰 아르바이트 제안이 오기 시작했다”며 “주로 쪽지나 메일을 통해 게시글 한개 당 원고료를 10만원씩 주겠으니 제품 품평을 써달라는 제의였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받고 특정 제품에 대해 우호적인 글을 쓰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했다. 이후 하루에도 수차례씩 기업으로부터 제품 리뷰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는 “원고료를 받고 품평을 작성할 경우에는 조건이 있다”며 “대다수의 화장품 업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매뉴얼과 틀에 맞게 글을 써달라고 청탁한다”고 했다.
뷰티 파워블로거들이 운영하는 게시글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 만 명씩 다녀가는 블로그의 경우 소비자의 제품 구매의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를 먹고 사는 화장품 업계의 특성상 뷰티 파워블로거의 게시글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1인 미디어로 불리는 파워블로거는 광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품평글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가름할 수 있는 안목에 달렸습니다.” 어느 파워블로거의 일침이다.
장윤형 쿠키건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