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이천수 1381일 만에 복귀 “출장하자마자 한 대 맞았지만 참았다”

입력 2013-03-31 23:06

‘돌아온 탕아’ 이천수(32·인천 유나이티드)가 무려 1381일 만에 그라운드에 발을 디뎠다. 지난 2009년 6월20일 전북 현대 전 이후 3년 9개월만의 감격적인 K리그 출전이다.

이천수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 후반 7분 교체 멤버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월27일 입단식을 통해 인천 유니폼을 입은 이천수는 2009년 전남 드래곤즈 시절 코치진과 충돌을 일으키고 팀을 이탈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와 일본 J리그를 전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남이 임의 탈퇴를 풀어주지 않아 국내 무대 복귀가 어려워지자 이천수는 불화를 겪었던 전남 코치들을 찾아가 사과했고 전남은 결국 이천수의 임의 탈퇴를 해제했다.

45개월 만에 고국무대 복귀전이었지만 날카로운 공격력은 살아있었다. 구본상과 교체돼 그라운드로 나온 이천수는 최전방과 좌우 측면 등 공수 전역을 활기차게 오갔다. 후반 13분에는 자신의 특기인 프리킥 기회도 잡았지만 수비벽 앞에 떨어지고 말았다. 후반 19분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이도 골대를 한참 벗어나고 말았다. 이어 30분엔 특유의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대전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41분에는 골지역 왼쪽에서 헤딩슛을 날렸으나 볼은 또 빗나갔다.

경기장엔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이천수의 일거수일투족에 1만100여 관중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하지만 인천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홈팬들이 갈망하던 이천수의 공격 포인트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이천수는 “들어가자마자 한 대 얻어맞았다”며 “퇴장도 나올 수 있는 반칙이었지만 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화를 내지 않고 팀에 해를 끼치지도 않으며 징계 받고 삭발하고 그런 짓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 현대는 이날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FC강원을 3대 0으로 완파하며 2연승을 달렸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