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日 수출 2012년보다 17% 급감… 선박철강·기계·車 업계 타격

입력 2013-03-31 18:37 수정 2013-03-31 18:39


일본 정부의 엔저(低) 공세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반사이익을 누리는 업종은 항공업계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일본 수출은 28억9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4%나 줄었다. 선박철강·기계 등 업종에서 수출이 급감했다.

그러나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증가세를 나타내 매월 20억 달러 안팎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국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일본 기업들과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2월 도요타와 혼다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각각 14%, 4%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2% 성장하는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기아자동차는 3% 감소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올해 1∼2월 수출대수는 51만82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만5796대에 비해 5.0% 감소했다. 그러나 고급차 제값받기 등을 통해 수출단가를 4.4% 높여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고 있다.

관광·유통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지난해 9월 30만8882명에서 올해 1월 20만6474명으로 10만명 넘게 급감했다. 엔저에다 북한의 도발까지 더해지자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광어, 전복, 키조개 등 고가 품목의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어업계도 엔저로 인해 매출 하락과 수출물량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항공사의 한·일 노선 점유율은 상승 곡선을 나타냈다. 일본인 승객은 줄었지만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늘어난 데다 일본 항공사들이 한·일 정기편 규모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