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통신비 인하 경쟁 본격화… SK텔레콤 이어 KT도 망내 무제한 요금제 출시
입력 2013-03-31 18:21
SK텔레콤에 이어 KT도 망내 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오면서 이통사들의 통신비 인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KT는 1일부터 LTE 요금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망내 무제한 통화가 가능한 ‘모두 다 올레’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21일 SK텔레콤이 망내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3G 가입자는 5월 중으로 무제한 요금제를 가입할 수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SK텔레콤보다 좀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무제한 통화는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전화까지 적용한다. 망외 무료통화 시간도 가장 저렴한 3만5000원 요금 구간에서 130분으로 SK텔레콤의 80분보다 50분 많다. 데이터도 6만5000원 요금 구간에서 KT가 6GB를 제공, SK텔레콤의 5GB보다 1GB 많다. KT는 데이터가 남을 경우 이월도 가능하다. 상위 요금제로 갈수록 양사의 무료통화와 데이터 차이는 커진다.
시장 1·2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오면서 LG유플러스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가 기존 고객 지키기의 성격이 강한 만큼 LG유플러스도 자사 고객을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요금제를 내놔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안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구체적인 출시 시기 언급을 자제했다.
무제한 요금제가 통신요금 인하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SK텔레콤의 경우 T끼리 요금제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하위 요금제로 이동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간 1200억원가량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그러나 통신비 과다지출을 부추기고 있는 정액요금제를 폐지하거나 대대적으로 손질하지 않고 이런저런 요금제를 내놓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비싼 요금만 내고 할당된 서비스를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3G 및 LTE 휴대전화 이용자 가입자의 월평균 음성통화 사용량이 기본 제공량의 70%, 문자서비스는 30%, 데이터통신은 60%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잔여분을 이월해주지 않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사용패턴에 맞는 맞춤형 요금제 확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젊은층에게는 데이터 제공량을 늘려주고 노인들에게는 음성통화량을 늘려주는 방식 등의 요금제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