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10조땐 GDP 0.7%P 끌어올릴 것”

입력 2013-03-31 18:19


정부가 언급하는 ‘12조원+α’ 추가경정예산은 경제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추경이 있을 때마다 1% 포인트 이상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번에는 그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추경예산의 성장기여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추경 규모가 10조원이면 GDP의 0.7% 포인트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올해 GDP 성장에 미치는 기여도가 0.52% 포인트, 이후에 미치는 기여도가 0.18% 포인트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이번 예상 규모와 비슷한 12조5000억원을 추경예산으로 편성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금융 구조조정 비용 지원과 세수부족 보전, 재해대책 지원이 목적이었다. 당시엔 추경으로 1.22% 포인트의 추가 GDP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IT버블 붕괴가 있었던 2001년은 6조7000억원으로 추경 규모가 다소 적었다. 하지만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은 덕에 추경으로 인한 GDP 성장기여도는 1.18% 포인트에 달했다.

신용카드 대란이 일면서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2003년엔 7조5000억원을 추경으로 편성했다.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복구 지원액도 포함됐다. 2001년보다는 규모가 커졌지만 재해대책 비용으로 쓰는 바람에 GDP 성장기여는 1.07% 포인트에 그쳤다.

금융위기로 인해 무려 28조4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2009년에는 GDP 성장에 1.51% 포인트가량 도움을 줬다. 당시 추경으로 경상수지도 13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 부문에서 취업기회 확대 사업, 저소득층 생활안정 관련 사업 등의 성과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경제규모가 커져 과거만큼 GDP에 큰 기여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선임연구원은 “규모도 중요하지만 추경의 효과를 높이려면 일회성 지출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정책효과가 확대 재생산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