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데이터도 ‘먹튀’
입력 2013-03-31 18:17 수정 2013-03-31 22:58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량’을 인터넷으로 사고파는 시대가 됐다. 한 달 동안 주어진 데이터를 다 쓰지 못하는 이들이 ‘매물’을 내놓으면 데이터를 많이 쓰는 청소년들이 주로 구매한다. 이런 청소년을 노린 사기 범죄도 기승을 부릴 정도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남은 데이터 용량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줄 수 있게 ‘데이터 선물’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루 2만~4만건 데이터 선물이 오갈 정도로 인기다. 그러자 인터넷 중고품 거래 카페 ‘중고나라’에 하루 40~50건씩 데이터를 팔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가격은 1GB당 2000~4000원. 통신사를 통한 추가 데이터 구입비의 반값 수준이어서 글이 올라오면 대부분 즉시 판매된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선물 기능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공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남은 데이터가 버려지는 것을 가족이나 지인과 나눠 쓰게 하자는 취지로 시행한 제도”라며 “학생들이 약한 친구에게 힘으로 빼앗는 경우가 있을까봐 18세 이하는 이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사 방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데이터 거래는 이미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q******’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지난 20일 ‘5000원 문화상품권에 데이터 2GB를 판매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뒤 구매자 8명에게 문화상품권 일련번호만 받고 데이터를 넘기지 않았다. 피해자는 대부분 중·고생이다. 피해자 A군은 “소액이라 사기당할 줄 몰랐다”면서 “하도 괘씸해 인터넷 사기피해 사이트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