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희생정신 기린다… 기념관 ‘더 나눔 센터’ 문열어
입력 2013-03-31 18:50
‘한국의 슈바이처’ 고(故) 장기려(1911∼1995) 박사의 희생·봉사·나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관이 완공됐다.
부산시와 동구는 평생 가난한 사람을 위해 헌신했던 장 박사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한 복지공동체 ‘더 나눔 센터’를 초량동에 완공하고 1일 개소식을 갖는다고 31일 밝혔다.
‘더 나눔 센터’는 지상 2층에 연면적 383㎡ 규모로 조성됐다. 1층에는 작은 도서관과 살림 나눔 방, 2층에는 장 박사 기념관, 마음 나눔 방, 건강 나눔 방 등을 갖추고 있다.
센터는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자리사업과 주민 및 국내외 관광객들을 위한 소통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산복도로 주민들의 건강 증진과 문화생활 지원을 위해 요일별 특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추진된다.
특히 ‘건강 나눔 방’에서는 제일나라·문화·봉생·일신기독·인창·송원노인전문병원 등 동구 관내 6개 병원이 순회하며 매주 화·수요일 주 2회 무료 양·한방 진료를 한다. 무료진료가 실시되지 않는 날은 각종 건강강좌와 근력증진 프로그램, 어린이 의사체험장, 치매예방사업 등이 실시된다.
정영석 동구청장은 “영세민들을 위해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하고 무료진료를 하는 등 장기려 박사의 이웃사랑 정신을 잇기 위해 센터를 건립하게 됐다”며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안북도 용천 출신의 장 박사는 일제시대 경성의전을 졸업한 후 평양의대와 김일성종합대 교수로 재직하다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부인과 5남매를 북한에 남겨두고 차남과 함께 월남했다. 그는 “의사를 한 번도 못 보고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뒷산 바윗돌처럼 항상 서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평소의 소신대로 부산 영도에 천막을 치고 복음병원을 세워 행려병자와 전쟁고아 등을 무료 진료했다.
그는 1959년 국내 최초로 간대량 절제수술에 성공했고, 1968년 한국 최초의 의료보험조합인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설립, 운영했다. 부산대와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그는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과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