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손학규·김두관 야권 인사들 ‘독일의 힘’을 체험하다

입력 2013-03-31 17:40 수정 2013-03-31 22:53

대선 패배 후 야권 인사들이 반성과 숙고의 시간을 갖기 위해 택한 곳은 독일이다. 정치권과의 거리를 두며 새로운 정치를 준비하기 위한 최적의 모델이자 복지, 노동, 환경, 에너지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배움의 집합소라는 판단에서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 1월 15일 독일로 떠났다. 당시 그는 “미래를 그리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대표 슬로건이자 고용정책을 담은 ‘저녁이 있는 삶’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독일 사민당의 싱크탱크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의 후원으로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손 고문은 지난 10일 이메일을 통해 직접 ‘독일의 배울 점’을 알렸다. 그는 주민 전체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의 풍력단지인 ‘디르크스호프’를 방문한 일을 소개하며, 재생에너지 육성정책의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측근인 송태수 한국노동교육원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고문의 1차적 관심은 독일통일, 사회복지 및 교육제도, 노동 분야”라면서 “정치인, 고위관료 등 정책 입안 및 시행자들과 대담을 갖고 꾸준한 현장방문을 통해 정책시행 결과를 확인한다”고 했다. 손 고문은 6월 중순 심포지엄을 열고 7월 10일 6개월간의 연수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이웃사촌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지난 11일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부인과 함께 간 손 고문과 달리 수행을 맡았던 김경훈 비서관과 동행했다. 김 비서관은 국민일보와의 이메일을 통해 근황을 알렸다. 그간 김 전 지사는 ‘독일 통일 현장 12년’ ‘독일의 평화통일과 통일독일 20년간 발전상’ 등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출국 전 그가 짠 연구 계획에는 ‘히든 챔피언이라 불리는 강소기업들과 이들 활동을 위한 국가 정책’ ‘그리스발(發) 유로존 위기에도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하는 독일의 힘은 무엇인가’ ‘국민 참여를 통한 당원 중심제 정당의 여러 모습들’ 등 다섯 가지 파트의 연구 과제가 포함돼 있다. 4월 초부터는 벨기에, 영국, 스웨덴 등을 찾아 유럽연합(EU) 통합 과정을 배우고, 복지 현장 등을 체험한다.

손 고문과 김 전 지사는 열흘 전쯤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손 고문 측 인사는 “걸어서 5분 내 지근거리에 살고 있어 당의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손 고문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을 맡았고, 같은 대학에서 1년간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도 자주 왕래한다. 이에 윤 전 장관을 연결고리로 한 안철수·손학규 연대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