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사격대기”… 김정은, 긴급 작전회의
입력 2013-03-29 18:16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9일 전략미사일 부대의 화력타격 임무에 대한 작전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사격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북한 미사일 부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이날 0시30분 긴급 작전회의를 소집해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이 심야에 최고사령부 회의를 소집하고 북한 언론매체가 신속히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제1위원장은 작전회의에서 “아군 전략로케트(미사일)들이 임의의 시각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 작전지구 안의 미제 침략군 기지들, 남조선 주둔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사격대기 상태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미사일 기술준비공정계획서에 최종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26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성명으로 전략 미사일 부대와 장거리 포병부대 등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명령한 뒤 나온 후속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부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 부대에서 차량과 병력의 움직임이 최근 늘어난 것으로 관측됐다”며 “사격대기 상태 지시가 있었던 만큼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연합 감시자산을 증강해 북한의 주요 미사일 부대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으로 이동하는 차량들도 포착됐다. 군은 장거리 미사일 엔진의 성능시험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훈련 중이던 북한 공군 미그-21 전투기 1대가 이날 오전 서부전선 전술조치선(TAL) 인근까지 접근했다가 돌아가기도 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북한 젊은 지도자의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행동과 발언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B-2 스텔스 폭격기 2대가 한·미 연합 독수리 연습에 참가한 것은 북한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라 방어용이라고 설명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