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유지비만 71억… 여수엑스포 ‘재앙’ 현실로
입력 2013-03-29 18:09
지난해 820만명이 다녀간 여수세계박람회장이 박람회 폐막 후 방치돼 시설유지에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가 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에게 제출한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계획’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여수엑스포 폐막 후 6개월간 소요된 유지비용은 조직위 운영비(인건비, 청사관리비 등) 43억800만원, 시설관리비(공과금, 시설유지관리, 경비 등) 27억9000만원으로 총 70억9800만원이었다.
당초 정부는 박람회장 민간매각을 통한 사후 활용 방안을 수립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부지와 시설의 전체 매입을 원하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부지와 건물 매입에만 5000억원이 넘게 들고 추가 개발비용도 들어간다”며 “요즘 같은 불경기에 선뜻 투자를 결정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가 마리나(요트정박시설)에 대한 사업을 제안했으나 선정요건에 미달해 탈락했다.
재개장을 포함한 박람회장 사후 활용사업을 주관하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재단’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이사장 자리는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이사장직을 사퇴하면서 현재 공석이다. 이사도 정원 9명 중 4명만 선임됐다. 때문에 4월 계획 중인 사업 재공모와 박람회장 재개장 추진이 불투명하다. 또 2013년 재단의 총 예산 599억원 중 사용이 고정된 경상경비 485억원을 제외하면 사후활용을 위한 실제 사업비는 113억원(18.9%)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운룡 의원은 “여수엑스포 관람객의 재방문 의사가 70%로 높게 나타나는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재개장이 늦어질수록 관심도와 투자 매력은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며 “신속히 재단을 재정비하고,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