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노원병 후보 단일화 ‘동상삼몽’

입력 2013-03-29 18:08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두고 야권의 단일화 ‘동상삼몽’이 깊어지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연일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있다. 안 후보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29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2주일도 채 안됐는데 벌써 단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 자신도 여러 차례 기계적인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며 정면 승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새 정치’를 내세워 ‘반(反)새누리당’ ‘비(非)민주당’이라는 길을 가고 있는 마당에 단일화를 말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또 단일화는 선거공학적으로도 지난해 총선·대선에서 실패한 프레임으로 판명됐다는 지적도 많다.

노원병 ‘무공천’을 선언한 민주통합당은 머쓱한 표정이다. 안 후보 측을 고려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지만 별다른 화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의원도 28일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지지 여부와 관련해 “요청이 있으면 당과 의논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는 안 후보가 민주당 도움 없이 승리해 독자세력화한다면 향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당의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단행할 경우 문제가 더 꼬일 수 있다.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완주가 상식”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결국 단일화 향배는 안 후보 지지율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지금처럼 엎치락뒤치락하면 단일화 논의가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