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불통의 朴’ 이미지 씻기 진땀

입력 2013-03-29 18:07 수정 2013-03-29 22:34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不通)’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 지지율까지 위협받고 있다. 불통 이미지의 족쇄가 국정운영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청와대 시각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정치인 출신을 중심으로 불통 이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불통 이미지를 벗고 국민께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불통이라는 박 대통령의 이미지가 당내 경선과 대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을 거치며 극도로 증폭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꼬리표가 대선 승리 이후 지속되다가 청와대에 입성한 뒤에는 핵심참모들까지 대통령 눈치만 살피며 알아서 언행을 조심하는 방식으로 고착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박 대통령이 소통을 막지 않았는데도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불통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변화의 조짐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장교동 서울고용센터에서 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이뤄진 첫 부처 업무보고로 박 대통령은 직접 구직자 상담까지 해줬다. ‘청와대의 밀실’로 불리는 국가안보실의 김장수 실장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2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수석은 정무직 비서다. 민심을 파악하고 건의하라”며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조원동 경제수석은 ‘2013년 경제방향’ 발표를 계기로 3일 연속 청와대 기자실을 찾았다. 인수위 시절 ‘불통의 아이콘’이 된 윤창중 대변인은 30분 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한 뒤에도 “더 궁금한 것은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소통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사 실패가 가장 큰 문제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25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박 대통령은 전주 조사에 비해 3% 포인트 하락한 41% 지지율을 기록했다.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9% 포인트 상승했으며, 이 중 51%가 ‘인사 잘못’을 이유로 꼽았다. 반면 부정적인 평가 가운데 ‘독단적이다’는 9%, ‘국민소통이 미흡하다’는 8%에 그쳤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인사시스템을 보완할 게 있다면 당연히 보완하는 것”이라며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구체적인 보완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현재까진 딱히 말씀드릴 게 없다.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