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100일… 행정비용 눈덩이

입력 2013-03-29 18:05

주요 정부 부처가 정부과천청사를 떠나 세종시에 입주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행정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곳곳에서 비효율이 속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29일로 ‘세종청사 100일’을 맞았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20일 세종청사 현판식을 치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무총리실은 기재부보다 앞서 이사를 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공무원은 새로운 업무환경에 차츰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세종시로 정부조직이 쪼개지면서 행정 비효율이 나타나고 있다. 관련 비용도 갈수록 늘고 있다.

가장 골칫거리가 출퇴근버스 임대비용이다. 현재 세종청사관리소에서 운행하는 통근버스 100여대를 빌리는 데 책정된 예산은 74억5300만원이다. 그나마 6개월간 운행을 목표로 배정한 돈이라 하반기에 예산을 더 투입해야 할 상황이다.

정권 교체기에 세종시로 입주하다 보니 정부조직 개편, 인사와 맞물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이 많았던 탓이다. 올 연말에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대거 세종시로 이주할 예정이어서 출퇴근버스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중 통근버스 이용객은 지난해 말 1400명 안팎에서 최근 1000명 정도로 줄었다. 반면 주말이 낀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2000여명이 통근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아직 세종시에 집을 구하지 못한 공무원이 많아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공무원 출장여비도 큰 부담이다. 중요 회의가 서울에서 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경제장관회의, 물가관계차관회의 등을 모두 서울에서 열었다. 재정관리점검회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등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회의도 마찬가지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사건 관련 전원회의와 소회의를 모두 서울에서 개최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수시로 자리를 비우고 서울로 출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 출장여비는 식비·일비 각각 2만원에 오송역에서 KTX 기차를 탈 경우 왕복 교통비 3만5000원 등 총 7만5000원이다. 과천청사 시절에는 서울 출장이 근무지 내 출장이어서 여비도 2만원에 불과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숙박비까지 지급하면 출장여비를 감당할 수 없어 1박2일 대신 당일 출장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