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기자의 건강쪽지] 실명까지 부르는 ‘망막색소변성증’

입력 2013-03-29 17:58


요즘 망막색소변성증이 무슨 병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내 한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여자 주인공 오영(송혜교 분)이 희귀 안과질환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실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시신경과 인접한 망막의 시세포가 변성, 퇴화돼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망막 세포가 왜 변질되는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유전이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보지만, 부모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발병하는 경우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병에 걸리면 망막의 시세포 변성으로 명암 대비가 약해지고 희미한 불빛 아래 또는 어두운 곳에선 사물을 분간하지 못하는 야맹증과, 좁은 관을 통해 바깥세상을 보듯이 시야가 좁아지는 시야협착증이 나타납니다. 그러다 실명 단계에 이르면 중심시력까지 잃어 물체의 모양이나 윤곽도 찌그러져 보이게 됩니다.

원인이 분명치 않아 현재로선 완치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색안경 착용으로 눈부심을 감소시키면서 빛이 산란되는 것도 감소시켜 색의 대비를 증가시키고, 빛과 어둠에 적응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병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루테인과 비타민A 성분을 많이 함유한 식품의 섭취도 발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