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여성과 부활의 삶] 하나님 존재 증명한 성경 속 여성들
입력 2013-03-29 17:36
막달라 마리아·요안나, 부활 예수 가장 먼저 만나고 부활 증언한 최초 증인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현장을 지킨 이들은 제자들이 아닌 여성들이었다.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 등 예수를 따르던 여성들은 처형장인 골고다 언덕부터 부활 현장인 돌무덤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생명의 위협에도 믿음과 지조로 예수의 최후를 지켜본 이들은 결국 부활한 예수를 가장 먼저 만났고, 그의 부활을 증언한 최초의 증인으로 역사에 기록된다.
이들 외에도 성경 속에선 민족의 위기, 구세주의 출현, 초대교회의 박해와 선교 등 결정적 순간에 ‘기쁜 소식’을 전한 여성들이 적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신앙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믿음을 유지해 가장 먼저 기적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신구약을 아울러 역사 속에서 믿음으로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한 여성들을 알아보자.
구약에서는 여리고성의 기생 라합과 이스라엘 사사 드보라, 고대 페르시아 왕비 에스더를 들 수 있다. 라합은 신앙에 따라 자신의 안위를 걸고 숨어들어온 이스라엘 정탐꾼들을 숨겨줘 여리고성 멸망의 때 온 가족의 목숨을 구했다. 무너진 여리고성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라합의 일가족은 이스라엘에 정착했고 훗날 그는 유다지파 살몬과 결혼해 다윗과 예수의 선조가 된다.
사사 드보라는 제정일치(祭政一致) 사회였던 이스라엘 사사시대에서 유일한 여성 사사(지도자)다. 그는 결혼한 여성의 몸으로 사사가 돼 이스라엘 민족을 괴롭히던 가나안 왕 야빈의 군대를 무찔렀다. 드보라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 하나님을 확신했기에 사선에서 전투를 진두지휘할 수 있었다. 신앙을 기반으로 한 드보라의 담대한 지도력으로 이스라엘은 40년간 평화를 누렸다.
고대 페르시아 왕국의 유대인 왕비 에스더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스라엘 민족을 몰살 위기에서 건져낸 인물이다. 자신의 양아
버지인 모르드개가 허리 굽혀 절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리대신 하만이 유대인을 멸족할 정책을 세우자 3일간 금식하고 왕에게 접근했다. 왕명 없이 왕을 찾는 것은 관례에 어긋났으나 ‘죽으면 죽으리라’는 믿음으로 하만의 음모를 밝혀 민족의 운명을 바꿨다.
신약에서도 믿음으로 하나님을 증언한 여성이 여럿 나온다. 예수 부활을 목격한 요안나와 막달라 마리아 등을 비롯해 여선지자 안나와 욥바의 여제자 도르가, 겐그레아 교회의 여집사 뵈뵈, 자줏빛 옷감 상인이자 유럽의 첫 교인이 된 루디아가 바로 그들이다.
안나는 예수가 ‘인간의 모습을 한 구세주’임을 가장 먼저 세상에 알린 여선지자다. 그는 결혼생활 7년 만에 남편과 사별한 후 성전에서 밤낮으로 금식하며 기도하는 경건생활을 한다. 84세의 고령임에도 변함없이 성전에서 기도와 봉사로 섬기던 안나는 모든 유대인이 갈망하던 구세주를 직접 만난다. 이후 안나는 ‘구세주가 이 땅에 왔으며 그가 예수’라는 소식을 널리 알리는 증인의 역할을 했다.
도르가와 뵈뵈, 루디아는 사도와 초대교회 성도를 물심양면으로 도와 역사의 산증인이 된 경우다. 과부들에게 옷을 지어주며 선행과 구제에 힘썼던 도르가가 죽자 욥바 지역 교인들은 인근에 있던 사도 베드로를 불러왔다. 시체가 있던 다락방에 올라간 베드로는 기도한 뒤 ‘다비다(아람어로 도르가)야 일어나라’는 말로 죽은 도르가를 살렸다. 이 기적은 욥바의 많은 주민들이 예수를 믿게 된 계기가 됐다.
겐그레아 교회 여집사인 뵈뵈는 사도 바울과 겐그레아를 지나는 성도들을 헌신적으로 돕고 후원했다. 전도여행 때 뵈뵈에게 큰 도움을 받은 바울은 그의 신앙과 성실함을 믿고 로마교회에 보내는 편지인 ‘로마서’를 전달해 줄 것을 부탁했다.
빌립보에서 옷감 장사를 하던 루디아도 바울을 성심껏 도우며 예수를 전하는 데 힘썼다. 바울의 전도로 그의 가족 모두가 회심한 뒤 자신의 집을 예배장소로 개방한 루디아는 유럽인 최초로 예수를 영접한 그리스도인이 됐을 뿐 아니라 빌립보 교회의 초석을 제공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