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 ‘4강 전화외교’ 뒷얘기… 통화시간은 中-친밀감은 美

입력 2013-03-28 22:16

박근혜 정부 외교수장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이른바 ‘4강 전화외교’는 어땠을까. 윤 장관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개국 외교장관과의 전화 통화 뒷얘기를 소개했다.

통화시간이 가장 길었던 나라는 단연 중국이었다. 윤 장관은 지난 19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40분간 통화했다. 왕 부장의 취임 축하 성격이었지만 통화가 길어졌고, 왕 부장은 말미에 “축하전화가 회담이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상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이뤄진 것이다. 윤 장관은 “(당시 통화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당시 총서기)이 박 대통령 당선인의 친서를 김무성 특사에게 전달받고 곧바로 확인하면서 “감동적”이라고 언급했다는 얘기도 전했다. 윤 장관은 또 한·중 정상 간의 취임 축하 전화를 거론한 뒤 “양국 관계 발전에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22일 통화는 30분간 이어졌다. 이날은 중·러 정상회담이 열린 날인데도 라브로프가 상당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시간은 10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케리 장관과의 16일 통화가 “편안하고 호흡이 잘 맞았다”고 표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는 14일 20분간 통화했다. 윤 장관은 미·일 장관과 15분씩 통화했다고 밝혔으나 외교부 공식자료에는 각각 10분, 20분으로 돼 있다. 윤 장관은 앞으로도 전화 외교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주변국 장관들과) 자연스럽게 전화하면서 신뢰를 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