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소록도 지키는 한센인의 아들 오동찬씨… KBS1 ‘강연 100℃’
입력 2013-03-28 18:48
강연 100℃(KBS1·29일 밤 10시)
작은 사슴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소록도(小鹿島). 전남 고흥에 위치한 이 섬엔 치과의사 오동찬씨가 살고 있다. 소록도는 알려졌다시피 한센인들의 한과 눈물이 서려있는 곳. 오씨는 가족들 반대를 무릅쓰고 소록도에 와 올해로 18년째 나눔의 뜻을 실천해왔다.
처음 섬에 왔을 때, 그는 한센인들의 마음 문을 열기 위해 진료가 끝나면 의사 가운을 벗고 마을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주민들과 식사를 하고 격의 없이 어울리며 이들의 아들이 됐다. 그는 소록도에서 만난 간호사와 백년가약을 맺었고, 현재 자녀 두 명을 두고 있다. 그는 한센병으로 투병하는 어르신들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고 말한다.
“한센병 후유증 때문에 이분들은 눈도 안 보이고 먹는 것도 힘들어요. 그런데 매일 감사해하고 행복해합니다. ‘눈 뜨면 숨 쉴 수 있고 하루 세 끼 밥 먹을 수 있는데 뭐가 불평이겠냐’고 말하세요. 이분들을 통해 인생을 배웠어요.”
방송에선 오씨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해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들려준다. 가난한 노점상의 딸이었던 이수미씨는 피아니스트로 성공하기까지 겪은 고생담을 털어놓는다. 그는 “가난하고 힘들었지만 절망 속에서 오히려 깊은 피아노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강원도 원주에서 23년째 만두가게를 운영 중인 권태중씨의 사연도 관심을 끈다. 그는 아홉 살 때 오른쪽 다리를 뱀에 물린 뒤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아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아픔이 있다. 하지만 그는 장애를 극복하고 현재 자신의 만두가게를 원주의 ‘명물(名物)’로 키워냈다. 권씨는 자신의 인생에 큰 힘이 되어준 아내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