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 특별작전팀 만든다
입력 2013-03-28 18:44
중동 등 해외 주재 미국 외교공관 공격 등에 신속 대응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해병대 특별작전팀(special-operations teams)이 만들어질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질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데다 해외주재 미국 공관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나온 안이다.
미 해병대 제임스 아모스 사령관은 “위기상황이 밤에 갑자기 일어나면 병사들을 급히 모아 C-17 수송기에 태워 보낼 시간도 없고 해당 국가가 착륙을 허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특별작전팀을 중동에 있는 해군 함정에 배치하면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특별작전팀에 신형 수직이착륙기인 ‘MV-22 오스프리’까지 갖춰 기동성을 한층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모스 사령관은 “만약 해적선이 습격을 하거나 미국인을 급히 구조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어떡해야겠느냐. 그런 능력까지 갖춘다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동성으로 이름난 해병대와 신형 수직이착륙기가 결합하면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해병대는 지중해·페르시아만·아덴만 등의 지역에 원정부대(Expenditionary Unit)를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이 기습 공격을 받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가 숨진 ‘제2의 9·11’ 당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당시 무장시위대의 공격을 막을 만한 부대가 인근에 아무데도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도 이 점이 집중 지적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해병대와 미 특수전사령부는 다음달 모의전을 실시한 뒤 이 안을 채택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해병대 특별작전팀이 신설되더라도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가까운 해병대 원정부대는 수백 마일 떨어진 아덴만에 있다는 점에서 이 계획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