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때문에… 대형마트 수산물 ‘반값 마케팅’
입력 2013-03-28 18:42 수정 2013-03-28 22:26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유통업계가 상생을 위한 ‘엔저 마케팅’에 나섰다. 대형마트는 일본 수출 판로가 막혀 재고로 쌓인 수산물을 대량으로 사들여 ‘반값’ 마케팅 등 할인행사를 마련했다. 화장품업계는 엔저로 일본 제품에 쏠리고 있는 관심을 매출로 연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복과 광어, 참치 등 수산물들의 일본 수출이 줄어들면서 국내 공급량이 증가해 어민들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값’ 행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134개 점포에서 전북 완도군의 활(活)전복 5만 마리를 반값 판매한다. 정상가 5000원인 완도산 전복을 두 마리 이상 구매하면 50% 할인된 2500원에 살 수 있다.
이마트도 엔저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제주 어민을 돕기 위해 판촉행사를 준비했다. ‘어민의 날’인 4월 1일을 ‘광어데이’로 선포하고 이에 맞춰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전 점포에서 제주 활광어 한 마리를 기존 가격 대비 반값 수준인 1만6990원에 판매한다.
앞서 이달 초엔 참치데이에 맞춰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농협하나로클럽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일부 매장에서 참치 횟감을 평소보다 20∼50% 할인 판매해 호응을 얻었다.
완도군 보길면의 조수복 어촌계 조합원은 “양식 시설 증가로 전복 생산량은 증가했는데 수출도 줄고 국내 소비도 줄어 전복 유통이 거의 멈춘 상태”라며 “대형마트를 통해 국내 유통 판로 개척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반면 엔저로 SKⅡ, 시세이도 등 화장품과 유아용 세제 등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지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본 제품을 검색하는 사람이 늘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엔저로 가격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일본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며 “가격이 떨어진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 상품 기획전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