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도… 정부도 히든챔피언 열풍
입력 2013-03-28 18:26
산업계에 독일의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독일 히든챔피언 유치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코트라는 28일 ‘수출주도형 글로벌 강소기업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히든챔피언 같은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기 위한 덕목으로 기술력, 전문성, 브랜드 경쟁력 등 3대 요소를 꼽았다.
특히 ‘한우물만 파는 고집’이 세계 시장에서 히든챔피언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원인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독일에서 1922년 설립 이래 100년 가까이 안경 렌즈 개발에만 매달려온 기업 ‘Rupp+Hubrach Optik GmbH’를 대표적인 히든챔피언이라고 코트라는 소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직원 수 620명에 연 매출액 700만 유로(약 99억원)로 규모 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안경렌즈 분야에서는 유럽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코트라는 관계자는 “고기능성 렌즈 개발과 함께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밀도 있게 고객관리를 해온 것이 이 회사가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비결”이라며 “유럽 유수기관의 2년 주기 안경 렌즈 평가에서 1991년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을 정도로 기술력과 품질관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이 같은 기술혁신이 가능한 것은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하는 독일 가족기업의 특징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현재 독일과 아일랜드에 렌즈 생산공장을 두고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독일(15%), 스위스(20%), 오스트리아(20%) 등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코트라는 히든챔피언의 또 다른 특징으로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B2B 기업’이라도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 26일 독일 함부르크에 이어 이날 뮌헨에서 독일의 히든챔피언 국내 유치를 위한 ‘투자유치 로드쇼’를 벌였다. 로드쇼에서 산업부는 한·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동북아 허브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투자환경과 새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 따른 주요 산업 부문의 투자기회를 설명했다.
독일의 참석자들은 현지 대표기업인 보쉬(BOSCH)와 도이치방크의 우리나라 투자 성공 사례에 관심을 보이며 향후 우리나라와 투자협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동차부품 베어링 분야를 영위하는 독일의 셰플러(Schaeffler)는 행사 도중 3400만 달러의 투자를 신고했다.
산업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독일의 주요 상공회의소, 대표 강소기업들과 투자협력 네트워크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독일 강소기업들의 높아진 우리나라 투자 진출에 대한 관심을 실질적인 투자로 실현하기 위해 다각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