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단일화 질문에 “새정치로 정면 승부” 거절… 민주 무공천에 “자체 선택이자 결단” 담담
입력 2013-03-28 18:14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는 28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또 다시 단일화를 앞세운다면 정치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담아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새 정치 가치를 앞세우고 정면승부를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권 단일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安, “정면승부하겠다”=안 전 교수는 서울 상계동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야권 단일화가 없으면 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노원병은 처음부터 어려운 선거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단일화에 대해) 고민도 있지만 새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새 정치를 꽃피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 전 교수는 노원병 출마가 ‘쉬운 정치를 선택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노원병이 쉬운 곳이라는 지적은 제가 나중에 이겨도 빛이 안 나게 하려는 머리 좋으신 분들의 사전 작업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민주통합당의 무공천 결정은 “자체 선택이자 결단이었다”고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다만 민주당 이동섭 노원병 지역위원장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안 전 교수는 “제가 대선 때 (후보직을 사퇴한) 경험을 해봐서 그분 마음의 10분의 1 정도는 헤아릴 수 있다”며 “이 위원장은 지역 정치 선배다. 좋은 말씀 듣고 참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선거 지원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야권 단일화 흐름이 지지부진하면서 여당에서는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은 “보궐선거라 투표율이 낮을 것이고 지역 조직을 총가동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원병에 공천된 허준영 전 경찰청장도 라디오에 나와 “안 전 교수를 큰 인물로 키우기 위해서도 제가 (승리해) 고난의 시기를 드려야 한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후보사퇴 피눈물나는 결단이었다”=안 전 교수는 대선 때 후보직을 포기한 데 대해 “정치 역사상 20% 이상 지지를 받은 대선 후보가 스스로 후보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피눈물나는 결단이었다. 제가 심약했으면 끝까지 갔었을 것”이라고 회한을 드러냈다.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데 따른 비판 여론에는 “지지자들의 허탈감이 이 정도일줄 몰랐다. 현장에서 그분들 마음을 보듬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고 후회도 했다”고 덧붙였다.
안 전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시스템, 여야의 국회 운영 등에 쓴소리를 많이 했다. 그는 “장관 후보자 등의 여섯 번째 낙마를 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소통부재나 밀실인사 결과라는 언론의 뜻과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철학이 오롯이 담긴 게 인사다. 통합과 대탕평책을 펼치겠다고 했던 대선 약속을 잊지 마시라”고 주문했다.
안 전 교수는 특히 “편가르기식 여야 정치가 바뀐 게 없다”며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경제민주화 등 민생 공통 공약을 우선 처리할 ‘대선 공약 실천 여야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당 창당설, 민주당 입당론, ‘안철수 세력’의 10월 재보선 대거 출마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과의 연대설 등에 대해선 “일단은 제가 (국회의원이) 돼야 하기 때문에 저의 길을 가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