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2년 ‘아랍의 봄’은 오지 않았다… 종교문화연구소, 아랍혁명 2주년 평가 세미나
입력 2013-03-28 17:26
“2년 전 재스민 혁명 때 아랍인들은 자신의 손으로 지도자를 선출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아랍의 봄이 온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랍 국가들은 민주화가 아니라 개혁을 거부하는 더 강력한 이슬람화로, 도리어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전호진 캄보디아장로교신학대 총장은 28일 서울 성내동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에서 종교문화연구소(아랍혁명 2주년 평가)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교회가 18억 무슬림 세력의 도전에 깨어 있지 않으면 점령당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총장은 중동국가들의 최근 현황을 소개하면서 “만약 아랍의 봄을 ‘혁명’이라고 한다면 이는 분명 실패한 혁명”이라고 말했다. 또 “독재자를 무너뜨린 서구나 아시아의 혁명이 서서히 민주화로 발전한 도식이 아랍권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더욱 강경한 어조로 ‘이슬람교로의 복귀’를 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세기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로 세계 정복을 꿈꾸고 공산주의가 전 세계 공산화를 시도한 것처럼, 이슬람 원리주의 역시 세계를 알라신에게 복종시킨다는 종교적 명분으로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분석했다. 또 “이렇게 본다면 20세기 초반은 민족주의적 집단주의와의 전쟁이었고, 냉전시대는 사회주의적 집단주주의와의 전쟁이었다”며 “이제 21세기는 종교적 집단주의와 전쟁하는 시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아랍혁명 후 이집트 상황을 설명한 이집트 기독교인 마테유씨는 “이집트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며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났다는 점에서 혁명은 성공했지만 이집트인들은 개인의 자유, 복지, 사회정의, 부패척결과 경제발전 등 더 많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선진국들에게 “서구 국가들과 중동 국가들 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10여년 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 살고 있는 그는 크리스천이 됐다는 이유로 고국에서 미혼을 증명하는 서류를 발급받지 못해 아직까지 혼인신고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장훈태 백석대 교수는 “집권한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의 행동강령과 이념을 보면 이슬람 정부 구성이 목표임을 알 수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테러에 의존하는 폭력적 행동들로 말미암아 아랍세계는 물론, 이집트에서조차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만석 이란인교회 목사는 ‘재스민 혁명과 이란’이란 주제로 “이란이 속히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국가 발전과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