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무대가 2선발, WS우승팀 잡는다… 류현진 4월 3일 출격
입력 2013-03-27 18:49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이 예상을 깨고 LA 다저스의 2선발로 등극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동양인 투수가 데뷔 시즌에 2선발을 맡은 것은 류현진이 처음이다. 다저스 구단은 오른손 검지를 다친 우완 채드 빌링슬리를 대신해 류현진이 팀의 두 번째 선발 투수로 정규리그에 출격한다고 27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4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다저스는 4월 1일 개막전에 등판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을 묶어 ‘좌완 원 투 펀치’로 시즌을 맞는다.
당초 다저스 2선발 자리는 올 시즌 거액의 FA 자금을 들여 영입한 잭 그레인키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레인키가 팔꿈치 통증 때문에 지난 26일 처음으로 시범경기에 실전 등판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3선발로 유력했던 채드 빌링슬리마저 검지 부상을 당해 아직 회복이 덜 됐다.
이에 따라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꺼낸 카드가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5차례 선발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지난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7이닝 1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매팅리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비록 라이벌들의 컨디션 난조 때문에 기회를 얻은 측면도 있지만 류현진이 두둑한 배짱을 앞세운 위기관리 능력과 좋아진 제구력을 보여준 덕분이다.
류현진에 앞서 메이저리그에 온 동양인 투수들은 데뷔 첫해 대부분 4∼5선발 또는 불펜 투수였다.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에서 꽃을 피운 노모 히데오는 1995년 마이너리그 등판을 거친 뒤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는데, 당시 다저스 내에서 5선발이었다. 또 박찬호는 1994년 다저스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는 했지만 패전 처리하는 불펜투수였다. 일본을 평정하고 온 텍사스의 다르빗슈 유조차도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때 4선발이었다. 다만 지난해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올해는 2선발로 뛰어올랐다.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2007년 데뷔 시즌에 보스턴 3선발로 낙점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화려한 데뷔 기회를 잡았지만 류현진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선발 로테이션의 앞 순위에 포진한 상대팀 에이스와 어깨 대결을 벌여 승리를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 경기 상대가 바로 다저스의 오랜 라이벌이자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샌프란시스코다. 하지만 류현진이 중압감을 이겨내고 첫 등판부터 호투를 하면 ‘전국구 스타’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