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최대주주 대신 실리 챙겼다… 골드만삭스와 5년후 보통주 인수권리 등 합의

입력 2013-03-27 18:31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막대한 돈을 들여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최대 주주가 되기보다 차익만 실현하는 실리를 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6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보통주 4350만주를 주당 115달러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와 관련한 새로운 합의를 이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새로운 합의는 2008년 9월 금융위기 당시 버핏이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긴급 지원하면서 받은 워런트(주식매입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대신 평가차액만큼 주식으로 받기로 한 것이다.

당시 버핏은 지원 대가로 10%의 이자, 즉 5억 달러를 해마다 받기로 하고 5년 후에 주당 115달러에 골드만삭스의 주식 4350만주를 취득할 수 있는 워런트도 확보했다.

오는 10월 워런트 행사 만료를 앞두고 양측은 10월 1일 이전 10거래일간 평균 주가와 워런트 행사가격인 115달러의 차액을 버핏의 장부 수익으로 잡고 이 금액만큼 골드만의 주식을 무상 지급하기로 했다.

신문은 25일 골드만삭스 종가를 기준으로 버핏의 행사가격과의 차액을 계산하면 총 13억5000만 달러에 달하며 이는 주식으로 환산하면 930만주(지분 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추가 자본투자 없이 골드만삭스 지분을 2% 포인트 늘려 기존 지분과 합쳐 9%까지 늘리게 된다. 1대 주주가 될 기회를 살리기보다는 지분만 늘리는 실리를 택한 것이다.

버핏은 “50년 전에 내 인생의 첫 거래를 담당했던 골드만삭스에 대한 투자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