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가 상속분쟁에 선긋기 나선 CJ
입력 2013-03-27 18:10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재산을 둘러싼 삼성가(家) 형제 상속소송 항소심을 앞두고 CJ그룹이 선 긋기에 나섰다.
삼성가 상속소송은 1심에서 패소한 이 창업주의 장남 맹희씨가 항소함에 따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에 배당됐다. 아직 재판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CJ 측은 항소심을 앞두고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 맹희씨가 재판을 계속 이어가자 ‘CJ가 뒤에서 돕고 있다’는 등의 루머가 재계를 중심으로 떠도는 것도 부담스러운 처지다.
CJ 관계자는 27일 “이번 소송은 이맹희씨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간의 가족 문제”라며 “CJ는 이번 항소심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CJ 측은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해 1심 재판과 달리 CJ 직원들의 항소심 공판 참관을 사실상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과 관련된 내부 보고도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맹희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들이 브리핑할 때 CJ 관계자들이 참관했던 것도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CJ 측은 이재현 회장이 부친 맹희씨를 직접 만나 항소를 만류했다는 사실을 공개해도 여전히 이를 의심하는 일부 시각이 있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언론이 가족 간 소송을 ‘삼성 대 CJ’의 그룹 간 대결 구도로 몰아간다는 비판도 나온다.
CJ 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겉으로만 선 긋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없지 않다. 재계 안팎에서는 항소심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낮자 CJ 측이 미리 발빼기를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