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정치연대 강화 성과” 시진핑 아프리카 순방… 美에 맞서는 모습 보여줘
입력 2013-03-27 17:46 수정 2013-03-27 22:21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인의 아프리카일 뿐이다.”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첫 방문국인 탄자니아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더욱이 앞으로 3년 이내에 아프리카에 차관 200억 달러를 제공하고 같은 기간 동안 아프리카 인재 3만명을 교육시켜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이 아프리카를 상대로 자원을 수입하고 제조업 상품을 수출하는 소위 ‘신식민주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이번에 아프리카 대륙을 둘러싼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회원국으로서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맞서는 모습을 분명히 했다.
◇3개국 순방에서 거둔 성과는=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남아공과는 정치적 연대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시 주석은 26일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국제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렇게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남아공의 해’ 및 ‘중국의 해’ 행사를 각각 상대국에서 열기로 했다. 중국개발은행은 남아공 물류운송 공기업인 트랜스넷(Transnet)에 노후 철로 개선을 위해 차관 약 460억 랜드(약 5조5000억원)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자니아에서는 중국 해군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100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양에 접한 바가모요항을 개발하기로 한 게 두드러진다. 시 주석은 연설을 통해 탄자니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중국 드라마 ‘며느리의 아름다운 시절’을 특별히 언급, ‘소프트 파워’를 통한 긴밀한 관계 구축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방문하는 콩고에서는 수도인 브라자빌과 상업도시 포앙누아를 잇는 500㎞ 길이 도로를 개발하고 120㎿짜리 수력발전 댐을 건설하는 내용에 합의하게 된다.
◇긴급기금 마련에는 합의=브릭스 회원국들은 브릭스개발은행 설립을 놓고 자본금 규모나 회원국이 내놓을 기금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릭스 개발은행은 각 회원국이 100억 달러씩 출연해 500억 달러의 기금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관측돼 왔다.
회원국들은 국제통화기금(IMF) 대신 활용할 수 있는 1000억 달러 규모의 긴급기금 ‘브릭스 외환준비 풀(Pool)’을 마련한다는 데는 합의했다고 중국신문망이 27일 전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40%가량인 410억 달러를 내고 러시아, 브라질, 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50억 달러를 출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