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암흑기 밝힌 이명직 목사의 성서해석은?

입력 2013-03-27 17:30


성결교회의 사부(師父) 이명직(1890∼1973·사진) 목사를 기념하는 강좌가 27일 경기도 부천 서울신학대학교에서 개최됐다. 이 목사는 경성신학교 교장과 교단 총회장, ‘활천’ 주간 등을 역임하며 기독교대한성결교회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초석을 쌓은 성결교회의 스승이자 아버지다.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가 주최한 제17회 영익기념강좌에서 홍성혁(서울신대 구약학) 문병구(서울신대 신약학) 교수는 각각 이명직 목사의 이사야서와 로마서 해석을 분석하고 이 목사가 철저한 사중복음, 희망과 구원의 신학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이 목사의 성서 해석은 웨슬리와 미국 성결운동, 만국성결운동, 동양선교회 등의 신앙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그의 성서 해석은 그가 살았던 일제 강점기라는 억압적이고 암울한 시대상황에서 희망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그러나 본문의 세계에는 지대한 관심을 뒀지만 성서의 역사적·문학적·사회적 배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당시 암울한 시대상황 속에서 성서 해석을 실용적 목표인 구원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키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 교수는 “당시 상황이 한국교회 초기라는 점과 그 당시 시대사적 배경을 고려해 본다면 이 목사의 집필에 나타난 학문적 열정과 저술은 상당했으며, 교단과 교계에 큰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 목사의 구원론에는 성결교회의 본질적 신학이자 성서가 말하는 교리가 정확하게 표현돼 있다”고 말했다.

박명수 소장은 “이명직 목사 전집 출판을 계기로 성결교의 스승인 이 목사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다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 신앙전통을 재발견하고 교인들의 영적 생활이 더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익기념강좌는 고 김영익 집사를 기념하는 학술강좌로 1997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부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