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6관왕 오른 이야마 유타

입력 2013-03-27 17:36 수정 2013-03-27 17:41


최근 일본 바둑계는 세계대회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려 예전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는 기성(棋聖) 명인(名人), 본인방(本人坊), 천원(天元), 왕좌(王座), 십단(十段), 기성(碁聖) 등 7대 기전 쟁탈전이 치열하다. 한동안 장쉬 9단, 야마시타 게이코 9단, 다카오 신지 9단, 하네 나오키 9단 등 ‘젊은 4인방’이 바둑계를 쥐고 있었지만 최근 이야마 유타 9단이 일본 바둑계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며 정권교체를 외쳤다.

1989년생인 이야마 9단은 지난 12기 아함동산배(2005년)에서 16세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일본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 후 2009년 20세의 나이로 명인에 등극함으로써 조치훈 9단의 24세 최연소 기록을 29년 만에 경신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쉬 9단을 꺾고 왕좌전 우승을 차지하며 5관왕을 달성했다. 2009년 장쉬 9단이 일본 바둑 역사상 최초로 5관왕을 차지한 이후 두 번째이다.

그리고 지난 1월 일본 랭킹 1위의 기성(棋聖)전에서 장쉬 9단과 다투게 됐다. 7번 승부로 치러진 기성전은 이달 14일 6국을 끝으로 이야마 9단이 4대 2로 승리를 거둬 일본 바둑 사상 첫 6관왕의 위업과 함께 일본 랭킹 1위로 우뚝 올라섰다. 다음은 지난 2월 기성전 제4국에서 이야마 9단이 장쉬 9단에게 패배한 대국의 기보.

<장면도> 반상은 중앙 처리가 불확실해 어려운 상황. 이 순간 흑이 상변을 1로 붙여갔다. 그리고 다음 손이 간 자리는 우변 3의 침입. 흑의 침입은 상용의 맥점. 밑으로 건너가는 것과 중앙 탈출을 맛볼 수 있는 급소 자리다.

<참고도> 백1로 쉽게 위를 받아주는 것은 하수의 발상. 흑은 2, 4로 건너가 백의 모양이었던 곳이 흑의 모양으로 바뀌며 실리 손실이 크다.

<실전도> 상황에 따라 주변 배석을 잘 고려해야 하겠지만 백은 보통 백1의 입구자로 차단하는 것이 정수. 다음 A의 큰 곳이 선수 끝내기가 된다. 하지만 흑도 2로 붙이고 4, 6으로 막는 최강의 수로 버틴다. 평상시보다는 승부수를 띄울 때 많이 두어지는 모양이다. 서로 부담이 되는 큰 패가 시작된다. 흑이 상변을 붙여 놓은 이유도 B 등의 팻감을 미리 만들어 둔 의미가 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