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당신 ‘한 사람’이 중요합니다
입력 2013-03-27 17:15
이번 주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는 고난주간이다. 기독교는 예수님의 십자가가 단순히 개인적인 고통이 아니라 온 인류의 속죄와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대속적 은혜의 표상이라고 고백한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이 ‘대속적 사역’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현대인들에게 다소 낯선 ‘한 사람’ 논리를 폈다.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 5:19)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한 사람의 중요함을 믿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교회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근본 원인들 중에 하나가 바로 교회들이 ‘한 사람의 중요성’을 잊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첫째,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명제는 어느덧 이상적인 개념으로 치부되고 대부분 성도들은 이름 모를 군중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같은 교회의 성도들끼리도 한몸의 지체들이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고, 서로에 대하여 무관심을 넘어 때때로 적대적인 모습까지 보이곤 했다. 또한 더욱 낮아져서 ‘작은 자들’을 겸손히 섬기라는 취지로 주어지는 교회의 직분들이 세상적인 감투로 오해되기 일쑤였으며 교회의 모든 사역은 결국 ‘복음을 통한 생명구원’이라는 선교적 목표를 지향해야 함을 잊은 채 무의미한 곳에 에너지와 시간을 허비하기도 하였다.
둘째,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위선과 태만에 젖은 사고방식이 교회 속에 팽배해지기 시작하면서 교회의 영적 성벽에는 심각한 균열과 붕괴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개인과 개 교회들의 이기적인 일탈이 한국 교회 전체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추락시키는 심각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문제점은 최근 개혁적 성향의 새로운 교황을 추대하며 이미지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톨릭교회와 대비되며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너무 늦지는 않았다. 한국 교회 속에는 잃어버린 ‘소금의 짠맛’을 되찾게 해줄 ‘성령님의 불씨’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이제라도 한 사람의 중요함을 신중히 되새기며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기꺼이 찾아나서는 목자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교회 전체가 지혜와 힘을 모아 교회 안팎의 작은 자들을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섬길 방안을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 교회는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 한 사람이라도’의 열정을 되살려야 한다. 130년의 우리나라 개신교의 역사를 되돌아보라. 자신이 먼저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며 일어선 믿음의 선각자들 때문에 해방과 독립은 물론이고 교육, 문화, 의료, 복지 분야 등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사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해마다 찾아오는 고난주간을 형식적인 연례행사로 지내기보다 우리들 각자 ‘한 사람’을 위하여 생명까지 내려놓으신 예수님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보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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