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룸메이트 살해혐의 美 여대생 녹스, 무죄 번복
						입력 2013-03-26 22:36  
					
				대학 기숙사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하다 항소심에서 극적으로 풀려난 미국인 여대생 아만다 녹스(26)가 최종심에서 사실상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25일(현지시간) 녹스와 남자친구 라파엘 솔레시토(29)에게 무죄를 선고한 페루자 항소법원의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피렌체 법원에서 다시 재판토록 했다.
그러나 녹스가 재판을 받기 위해 이탈리아 감옥으로 당장 돌아가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A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미국·이탈리아 간 외교마찰도 우려되고 있다. 녹스는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정말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미모의 여대생 녹스가 남자친구와 함께 경찰에 체포된 것은 2007년 11월이다. 녹스의 룸메이트였던 영국인 유학생 메레디스 커처가 목에 자상을 입고 이탈리아 페루자에 있는 주택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직후였다. 녹스는 미국 워싱턴대, 커처는 영국 리즈대에 다녔지만 페루자에 교환학생으로 와 같은 방을 쓰고 있었다.
이탈리아 경찰은 녹스와 솔레시토, 코트디부아르 출신 이민자 루디 구데가 커처에게 성관계를 가질 것을 강요했다가 싸움이 벌어져 살인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이들을 전부 기소했다. 2009년 12월에야 결론을 내린 1심은 녹스에게 징역 26년, 솔레시토에게 25년을 선고했다. 구데는 30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2011년 10월 2심은 녹스와 솔레시토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고 구데의 단독 살인 혐의를 인정, 16년형으로 감형했다. 녹스와 솔레시토의 DNA가 검출된 증거가 사건 발생 40여일이 지나서야 수집돼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법원 판결 후 피해자 커처의 가족들은 “녹스와 솔레시토가 유죄라고 생각하며 (사건 당시) 구데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변호사를 통해 주장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기쁘고 만족스럽다”는 커처의 언니 스테파니의 말을 비중 있게 전했다.
녹스의 미모와 사건의 선정성 때문에 이 재판은 영국 미국 이탈리아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녹스는 다음 달 30일 나올 책 출간 비용으로 4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