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평그린’ 랭킹1위 꽉 물고 있겠다… 우즈 877일만에 명실상부 골프황제 복귀
입력 2013-03-26 18:46
‘877일만의 화려한 귀환.’
타이거 우즈(미국)가 제2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 젖혔다. 스캔들과 부상 여파로 2011년 11월 세계랭킹 58위까지 곤두박질쳤던 우즈가 마침내 자신의 자리였던 ‘골프 황제’에 복귀했다. 2010년 10월30일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날짜로는 꼭 877일만이다. 우즈의 여자친구인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은 자신의 트위터에 “넘버 1!!!!!!!!!!!!!’ 이라며 연인의 정상탈환을 축하했다.
◇이제 5승 남았다=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7381야드)에서 속개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우즈는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11언더파 277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108만 달러(약 12억원)를 받은 우즈는 시즌 상금 378만7600 달러로 브랜트 스니데커(미국)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왕좌를 되찾은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8차례나 우승해 샘 스니드(미국)가 그린즈버러 오픈에서 세운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통산 PGA 투어 승수에서도 77승을 올려 스니드의 최다승 기록인 82승에 5승차로 다가섰다.
◇이제 마스터스다=우즈는 당장 내달11일 개막하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올초 자신의 블로그에 “4개의 큰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던 우즈는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14승을 올린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 18승에 도전하고 있다. 고질적인 무릎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건강을 되찾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는데 일단 그것이 해결됐기 때문에 내 경기력도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해 본격적인 승수 사냥에 나섰음을 밝혔다.
◇무엇이 달라졌나=지난해 3승을 올려 재기 가능성을 엿보인 우즈는 올들어 들쭉날쭉하던 드라이버샷이 안정되고 웨지샷 거리조절 능력과 퍼트가 좋아지면서 전성기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까지 우즈의 스윙코치였던 행크 헤이니(미국)조차 “1년 전에 비해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며 최근 우즈의 변신에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우즈는 공식 기록에서 페어웨이 적중률 55.8%(142위)로 여전히 티샷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어이없이 좌우로 날리는 샷이 현저히 감소했다. 또 백스윙 톱을 다소 낮춰 부상당했던 무릎의 부담을 줄였다. 20대 시절 파워풀한 스윙처럼 하체를 많이 쓰기보다는 허리와 어깨 등이 충분히 회전하면서 힘과 스피드를 내는 스윙으로 변신했다.
퍼트도 전체 1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이다. 올 시즌 우즈는 5∼10(5위), 10∼15(4위), 15∼20피트(1위) 거리의 퍼트에서 모두 5위 이내에 들만큼 성공률이 높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꼭 잡아야할 버디를 잡아내던 전성기의 클러치능력이 살아난 것이다. 이러다 보니 평균 스코어도 68.334타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멘탈에서 안정을 찾은 것도 우즈가 다시 강해진 요인 중 하나다.
우즈는 2010년 8월 엘린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뒤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다. 그리고 최근 본과의 교제 사실을 공개했다. 본과의 만남이 우즈의 정신적인 안정에 크게 도움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즈는 이날 본과의 교제로 멘탈이 안정됐느냐는 질문에 “너무 많은 것을 읽어내려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