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인사 검증 논란] 與 휘청에도 무력한 민주당… 계파 싸움에만 몰두 “朴 사과” 되풀이하며 허비
입력 2013-03-26 18:39 수정 2013-03-26 22:21
박근혜 정부의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줄사퇴로 여권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전혀 이점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대안 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여 당 지지율을 높이고 수권정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호기(好機)임에도 내부 계파싸움과 ‘청와대 때리기’에만 몰두하느라 좀체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 실패의 총체적 책임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청와대 민정라인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박 대통령 사과, 민정라인 사퇴’ 주장은 최근 며칠 동안 되풀이해온 고정 레퍼토리다. 박 원내대표뿐 아니라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대변인단까지 나서서 온통 비슷한 비판만 쏟아내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부터 최근까지 2개월 내내 비슷한 모습이다.
최근 인사 실패가 두드러지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4%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그 사이 민주당 지지율은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1일 실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41%, 민주당은 21%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새누리당 35%, 민주당 27%로 양당 간 격차가 8% 포인트였는데 지금은 무려 20%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민주당이 새 정부 국정 난맥상의 반사이익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은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계파싸움에 몰두해 왔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못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잘하고 있지도 않다”며 “대선 패배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당을 혁신하겠다는 모습도 제시하지 못한 채 계파싸움으로 60일을 허비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당이 정부의 무능을 돌파구로 활용하지 못하고 계속 무기력한 모습”이라며 “근본적인 쇄신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