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재보선 보다 뜨거운 與 원내대표 경선
입력 2013-03-26 18:35
새누리당이 5월 9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유력 중진 의원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데다 새 지도부가 당·청 관계를 새롭게 풀어주길 바라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돼 있다. 당내에선 “여야 간 승패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한 4·24 재·보궐 선거보다 원내대표 경선이 더 흥미진진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현재 공식·비공식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중진은 남경필(5선)·이주영(4선)·최경환·김기현(이상 3선) 의원 등이다.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성향이 강한 이·최 의원은 ‘원활한 당·청’을, 비주류인 남·김 의원은 ‘주도적인 당·청’을 각기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료 의원들의 표심(票心)을 얻기 위한 경쟁은 물밑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경선 운동은 공식 선거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출마 의원 각자가 동료 의원들을 식사자리, 주말 골프모임 등에 초청해 읍소하는 ‘1인 각개격파’식이 주를 이룬다. 한 의원은 2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친하지 않던 선배 의원이 조찬모임에 불러 가봤더니 ‘이번에 출마하니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하더라”고 전했다.
선거운동 대상이 되면서 동료 의원이 ‘접대’ 상대로 격상되는 상황도 벌어진다. 한 초선 의원은 “지난 주말 초선·비례의원들끼리 워크숍을 갔었는데 평소엔 인사도 잘 안 받던 ‘하늘 같은’ 선배가 선물을 보냈다”며 “나중에 보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할 의원이더라”고 털어놨다.
‘고충 처리’로 선거운동을 대신한 사례도 있다. 출마 의사가 있는 한 중진 의원이 초선 의원들을 모아놓고 선거운동을 겸해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였다. 한 여성 의원이 “새롭게 입주하게 될 의원회관 사무실에 화장실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이 중진 의원은 동석한 의원 전원을 이끌고 강창희 국회의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본청에 사무실이 있는 상임위원장들의 회관 사무실을 여성 의원들에게 배정하자”고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자신이 원내대표 적임자임을 과시한 셈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