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3주기] “아들아, 에미 왔다”… 노모 외투벗어 묘비 덮으며 눈물

입력 2013-03-26 18:44


동영상 속 노모는 입고 있던 검은색 외투를 벗어 아들의 묘지에 덮었다. “에미 왔다. 인사 좀 해봐.” 아들의 묘지 앞에서 흐느낀 이는 2010년 천안함에서 경계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69)씨. 그가 출연한 천안함재단의 추모 동영상 ‘엄마의 바다’(사진)가 26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조회수 4500건을 기록했다.

9분 45초짜리 영상은 3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46명 희생 장병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아들을 잃은 윤씨는 국민들의 성금 1억여원을 국가에 헌납했다. 그는 “(성금을) 세다가 가슴이 북받치는 거야. 총알 하나라도 튼튼하게 해서 대한민국 아들딸들을 더는 저 세상으로 보내지 말자는 마음에서 했지. 그런데 미안하지. 조금 해서(헌납한 돈이 적어서)…”라고 말했다.

군은 윤씨의 성금으로 ‘3·26 기관총’을 만들었다.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기관총에 3·26이란 글자를 선명하게 새겼다. 이 동영상은 “9척 초계함에 2점씩 장착된 기관총에는 마지막까지 조국을 사랑했던 아들의 못 다한 꿈을 대신 이루고자 하는 어머니의 고귀한 뜻이 담겼다”고 설명하고 있다. 영상 마지막에는 천안함의 마지막 훈련 모습이 담겼다. 화면 한켠에선 ‘우리는 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전우들의 고통을… 영원히 가슴 속에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평택함 전우들의 메시지가 흘러 나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