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수공 사장 사의… 공공기관장 물갈이 속도내나

입력 2013-03-26 18:45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공공기관 인사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로 임명해 달라”고 언급한 것과 맞물려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주 국토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토부 산하 공기업 기관장이 사의를 표한 것은 김 사장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월 말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전 사장이 임기 만료를 8개월 앞두고 사표를 던진 바 있다.

김 사장은 2008년 7월 수공 사장에 취임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태국 물사업 수주를 적극 추진하면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 임기는 올해 7월 27일까지다.

대표적인 ‘엠비(MB)맨’으로 꼽히는 김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임명됐던 공공기관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공기관은 295곳에 이른다. 국토부만 해도 산하 준정부 기관과 공기업, 기타 공공기관은 모두 34개다. 이 중 해양수산부와 분리되는 국토부 산하기관은 22개에 달한다.

한반도 운하 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한국도로공사 장석효 사장과 현대건설 출신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등도 이른바 MB맨으로 통한다. 여기에 철도경쟁체제 문제 등을 둘러싸고 국토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코레일의 정창영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정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등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들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낙하산으로 임명된 감사들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한국감정원에는 유정권 전 대통령실 경호처 군사관리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감사에는 이성환 전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이 각각 임명됐다. 코레일의 손창완 감사는 30년간 재직한 경찰 출신으로 지난해 8월에 임명됐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