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수출, 20년새 50배 늘었다

입력 2013-03-26 18:22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 규모가 20년 사이 50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품목별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46억 달러, 무역흑자는 197억 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1992년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5억 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2011년 천연가스 수입 규모(239억 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008∼2012년 수입한 곡물·과일(194억 달러)보다 많다.

1990년대 이전까지 국산 자동차부품 수출은 꾸준히 늘었지만 증가세는 완성차보다 완만했다. 완성차 수출액이 1977년 2300만 달러에서 1992년 28억4800만 달러로 120배 이상 늘어난 반면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100만 달러에서 5억800만 달러로 4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자동차부품 수출이 완성차보다 빠르게 늘어났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생산기지 건설, 해외 업체들의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었다.

1992년에는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완성차의 1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완성차(472억 달러)의 52%였다.

무역흑자 규모에서도 자동차부품은 1992년 5억 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19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산 자동차부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점차 높아지면서 해외 주요 업체에서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포르쉐 등 독일 완성차업체들이 한국 자동차부품 전시상담회를 여는 등 국산 부품에 관심을 표시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한 것도 한 요인이다.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성장세는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과의 교역 추이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지난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으로의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44억58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수입액(12억9900만 달러)보다 훨씬 많아 무역흑자도 역대 최대인 31억5800만 달러였다.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56억4200만 달러로 수입액(3억6600만 달러)보다 15배 이상 많았다. 일본과는 여전히 무역수지 면에서 적자지만 격차를 많이 좁혔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1999년 이후 가장 적은 3억6700만 달러였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