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머리 맞아 숨진뒤 추락” 진상조사위, 타살 결론

입력 2013-03-26 18:04

고(故) 장준하 선생 사인 진상조사 공동위원회는 26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선생의 유골 정밀감식 결과 머리 가격에 의해 숨진 뒤 추락했다”고 밝혔다. 추락사가 아닌 타살이라는 것이다.

감식을 맡은 서울대 의대 이정빈 명예교수는 “머리뼈 함몰은 외부 가격에 의한 것이고 이로 인해 즉사한 뒤 추락해 엉덩이뼈가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당시 정부의 주장처럼 추락해 머리뼈가 함몰됐으면 눈 위 안와(안구 주위 뼈)가 함께 손상돼야 하는데 장 선생은 깨끗했고 출혈도 없었다”며 “외부 가격으로 머리뼈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두피 손상 부분이 좁은 것을 고려하면 망치보다는 아령이나 큰 돌로 가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 선생은 19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골은 지난해 8월 묘소 뒤편 석벽이 무너져 이장하는 과정에서 처음 공개됐고 타살 의혹이 제기됐다.

장 선생의 장남 호권(64)씨는 “타살, 살인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히 알게 됐다”며 “아버지의 명예회복과 우리나라 민주주의, 의문사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을 위해 꼭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28일부터 사흘간 서울시청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장준하 선생 겨레장’을 진행한다. 이후 유골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장준하공원에 안장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