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김중수 금리정책 엇박자… 玄부총리 ‘금리인하 필요’ 지적에 한은 총재 부작용 거론
입력 2013-03-26 18:02 수정 2013-03-26 22:38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엇박자를 내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는 조만간 발표할 경기부양 대책을 금리 정책까지 곁들인 ‘종합선물세트’로 내놓을 예정이다. 반면 김 총재는 잇따라 저금리 부작용을 언급하면서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김 총재는 26일 한은 본관에서 비은행 금융협회장 협의회를 갖고 “스위스 바젤에서 만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저금리 기조에 따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경제 취약성이 생기는 게 아니냐고 말하더라”며 저금리에 따른 문제점을 거론했다. 김 총재는 지난 22일 시중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도 “너무 이자율이 낮으니 거품(버블)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고 글로벌 IB들이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 총재 발언은 일단 겉만 보면 현 부총리와 정면 배치된다. 현 부총리는 앞서 25일 “재정의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의 기능인 경기안정 기능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패키지에는 당연히 금융 부문이 포함된다”고 말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 때문에 새 정부와 한은 사이에 틈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총재가 그동안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동행’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균열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시장에서는 김 총재가 금융권을 향해 장기간 저금리에 따른 부작용이 불거지지 않도록 금융회사 건전성 등에 신경을 써 달라는 주문 내지는 경고를 한 것으로도 해석한다.
한편 한은 총재가 비은행권 인사를 불러 협의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장태종 신협중앙회장,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참석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