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온유 긍휼 화평으로 치유, 성경이 말하는 복있는 사람 알려줘… ‘팔복’

입력 2013-03-26 17:18


팔복/이정익 지음/S포럼

마태복음 5장 3∼12절에 나오는 ‘팔복’은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천국 복음의 정수다. 구약이 저주(말 4:6)로 끝을 맺었지만 팔복 설교로 시작된 예수님의 복음은 행복, 천국을 향한다. 예수님의 팔복 설교는 어떤 사람이 참으로 복 있는 사람인지, 나열된 복들이 어떻게 참된 행복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의 과잉, 소유의 과다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정익(사진) 신촌성결교회 목사의 신간 ‘팔복’은 성경이 말하는 복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는 매뉴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눈물과 긍휼이 메마른 시대 상처 난 영혼을 위한 힐링 가이드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목사는 1991년 신촌성결교회에 부임해 화려하고 요란한 제스처를 쓰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깊이 있는 말씀을 전해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대표적 설교가로 손꼽혀 왔다.

저자는 “이 책이 설교집이지만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읽을 수 있도록 편집을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일 강단 설교를 모은 ‘팔복’엔 공감이 가는 언어가 자주 보인다. “위로는 공감을 일으킵니다. 마음에 소통을 일으킵니다. 그 공감은 아픔과 갈등을 치유합니다. 공허한 마음을 채우고 안개를 걷히게 합니다. 또한 무거운 현실을 걷고 일어날 수 있게 치유합니다.”(50쪽)

그렇다고 신학적 깊이가 얕은 것도 아니다.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다 한센병에 걸린 다미엔 신부, 평생 조선의 의료 선교에 헌신한 로제타 홀의 삶 등 20여개 예화는 내면을 성찰케 하는 파스텔 톤의 삽화와 함께 잔잔한 울림을 준다. 특히 저자는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마음의 가난, 애통, 온유, 긍휼, 화평 등의 팔복을 짜임새 있게 뒷받침하며 그리스도인에게 프로정신을 지닌 예수님의 제자가 되라고 요구한다.

“하나님의 긍휼은 사람의 긍휼과 다릅니다. 사람의 긍휼은 그냥 불쌍하다고 여기는 동정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긍휼은 사랑과 은혜와 용서가 포함된 행동하는 긍휼입니다.”(104∼105쪽)

“그리스도인들은 사람들과 하나님의 갈등을 치유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세상에서 참된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164쪽)

저자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익숙해져 현상적인 것이 최고인 줄 알고 거기에 집착하며 살고 있다”면서 “이런 시대 속 세상의 죄와 나의 무능에 애통한 자,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긍휼과 청결 화평, 의를 위해 핍박받는 예수님의 제자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