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천안함 폭침 3주기] 천안함재단 조용근 이사장 “생존 장병·유가족 당당히 살아가길”

입력 2013-03-25 22:27


“천안함 유가족과 생존 장병 여러분, 먼저 간 영웅들의 뜻을 기리며 당당히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사단법인 천안함재단 조용근(67) 이사장은 천안함 폭침 사건 3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3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렀다. 유가족과 생존 장병들은 여전히 아파하는데 국민의 기억에선 어느덧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지방국세청장, 한국세무사회장을 역임한 조 이사장은 2010년 12월부터 천안함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천안함재단은 천안함 피격 당시 국민성금 395억원 중 유가족에게 지급된 250억원을 제외한 145억원을 기금으로 발족했다. 재단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국가안보와 평화 확립을 돕자는 취지를 살려 유가족의 생활 지원, 생존 장병 멘토링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 활동에 사용되는 재정은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재단은 천안함 사태가 올바르게 알려지고 기억될 수 있도록 본격적인 교육활동도 시작할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국민들에게 천안함 사태를 정확히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며 “30일 대학생 120명, 다음달 20일 종교 지도자 120명이 평택 제2함대, 서해 수호관, 천안함 선체를 견학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4월 체결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의 체험안보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류·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라 5월부터 초·중·고생 견학 교육도 정례화할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최근 국내외 상황에 대해 “남북 위기상황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데도 안보 현실에 대한 국민들의 불감증이 심각하다”며 “오히려 외국인들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 우리나라를 걱정하고 있는데 국민들의 관심은 이에 못 미쳐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국가 안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든든한 안보관을 통해 국론 분열과 계층 갈등을 치유하고, 기성세대도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이사장은 외상이 없는 생존 장병 대부분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한 데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보훈처와 협의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장병들이 유공자로 지정되도록 힘쓰고 있다”며 “장병들이 사회에 잘 적응해 건강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아직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언제 발생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고, 누구의 소행인지 의문을 갖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아 안타깝다”며 “46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에 대해 사심 없이 고마움을 표현하고 넋을 기리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