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스승님, 존경합니다”… 23회 남강교육상 시상식

입력 2013-03-25 20:43


국민일보와 남강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23회 남강교육상 대상(大賞)에 박정우(63) 전 대구 상서중학교 교장이 선정됐다. 남강교육상은 일제 시대 기독교계의 민족지도자로 민족주의 교육과 독립운동에 힘쓴 남강 이승훈(1864∼1930)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91년 제정됐다.

애상(愛賞)의 영예는 박해성(67) 경남 지리산고 교장에게 돌아갔다. 성상(誠賞)과 경상(敬賞)은 각각 박홍배(62) 서울 오산중 교사와 강운식(51) 경북 김천중앙고 교사가 받았다.

박정우 전 교장은 1975년 처음 교편을 잡은 이래 38년 동안 공교육 질 강화와 전인교육에 주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상 수상자로 뽑혔다. 박 전 교장은 대구고,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상서여중, 상서여상을 거쳐 2010년 상서중 교장으로 부임해 지난달 28일 퇴임했다.

박 전 교장은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도록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전개했다. 그는 2010년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누기 활동을 학교 특색교육으로 지정했다. 상서중 학생들은 매년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 담근 김치를 직접 독거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박 전 교장은 학생들과 함께 인근 성당노인종합센터에서도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재능을 가진 재학생이 배움을 필요로 하는 후배를 돕고 나눔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재학생 멘토링 사업도 진행했다. 박 전 교장은 배드민턴 재능 기부를 20년째 해오고 있기도 하다.

2011년부터는 매년 8월 국토순례 100리 길 걷기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2박3일 극기체험으로, 학생들에게 자아 성찰의 기회를 주고 자신감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주기 위해 박 전 교장이 마련한 것이다.

박 전 교장은 ‘학교는 학생들이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신념 아래 학생과 교사를 1대 1로 결연하는 사랑의 손잡기 운동도 펼쳤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이나 학교 부적응 학생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상담을 실시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 방황에서 벗어났다. 사도장학회를 만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도 꾸준히 도왔다.

애상을 수상한 박해성 교장은 소외된 학생을 나라에 필요한 인재로 키우겠다고 결심하고, 2003년 경남 산청군의 폐교를 매입해 지리산고를 설립했다. 이 학교는 부산·경남지역 교사 150여명과 회원 1000여명의 후원금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기숙사비와 등록금, 급식비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박 교장의 인성교육과 내실 있는 수업 과정으로 지리산고는 ‘입시 명문고’로도 떠올랐다.

박 교장은 선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가난한 외국인 학생들도 매년 입학시키고 있다. 2009년에는 잠비아에서 온 한 외국인 학생이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에 진학했다.

성상 수상자 박홍배 교사는 1982년부터 한국스카우트 훈련을 거쳐 지도자로 활동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에는 스카우트 미소운동과 범국민 거리질서 운동, 거리 청소 등의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경상의 강운식 교사는 1987년 경북 울진군 부구중에 부임한 이래 오지 농촌 학교들을 돌며 학생들의 기능경기대회, 전국영농학생 전진대회 참여를 이끌었다. 현재는 김천중앙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서 김천교도소 청소년 수형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