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못 벗어나는 민주…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공방 가열
입력 2013-03-25 18:38
민주통합당의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 간에 ‘계파 패권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전대를 계기로 새출발하자면서도 좀체 계파 갈등이라는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김한길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에 나와 “우리 당에 계파가 없다고 말하면 너무나 분명한 거짓말”이라며 “계파 패권주의를 극복해 정상적인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게 민주당 혁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우린 계파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친노무현계를 겨냥한 비판이다. 그는 비주류는 계파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비주류는 계파가 아니라 주류가 되지 못했거나 주류가 되기를 거부한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주류 쪽 후보인 강기정 의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범주류가 김한길 의원으로 교체되는 걸 혁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패권적 발상”이라고 맞받았다. 또 “주류를 비주류로 만드는 게 당의 혁신이라고 보는 생각이야말로 당의 혁신에 제일 도움이 되지 않는 구도”라고 반박했다. 주류 쪽 다른 후보인 이용섭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계파와 돈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공천혁신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주류·비주류 간 다툼이 가열되자 당내 균형추 역할을 자임해온 고(故) 김근태(GT)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연대(민평련)에서 ‘대안론’을 내세우며 후보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 모임의 신계륜 의원과 이목희 의원이 현재 누가 출마할지를 놓고 막후 협상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는 민평련을 두고서도 “GT계야말로 한때 최대 계파, 지금은 물먹은 계파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없지 않다.
주류·비주류를 막론하고 후보들이 계파 문제를 꺼내는 까닭은 가장 손쉬운 선거운동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계파는 공천 문제와 직결돼 있어, 주류이든 비주류이든 자꾸 언급해 각 진영이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정 계파에 의해 피해를 보거나 이익을 본 사람들의 반발심 또는 충성심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