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채권 발행 100조 돌파… 공기업 30곳 재무건전성 빨간불

입력 2013-03-25 18:21 수정 2013-03-25 22:39

지난해 중앙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 규모가 100조원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을 내 빚을 막는 ‘돌려 막기’로 공기업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중앙 공기업 채권발행액이 105조7840억원으로 전년(71조7415억원)보다 47.5% 급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수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시장형 공기업과 예금보험공사 등 일부 준정부기관을 포함해 특수채를 발행하는 약 3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각 지역개발공사 등 지방공기업은 제외됐다.

2007년 26조8768억원 규모였던 중앙 공기업의 채권발행액은 2008년 53조742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09∼2011년에는 70조원 수준을 유지했었다.

지난해에는 예금보험공사 24조8000억원, 정책금융공사 21조4000억원 등 금융공기업 채권발행이 특히 많았다. 올해 중앙 공기업의 채권발행액은 만기도래액(52조9749억원)을 뛰어넘는 86조9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빚(채권발행)을 많이 내더라도 수익성이 좋아 제때 갚을 수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앙 공기업은 제때 빚을 갚기는커녕 해마다 순발행 규모(채권발행액-만기도래액)를 늘리며 빚더미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부채 규모는 해마다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286개 기관의 부채는 2007년 249조3000억원에서 2011년에 463조5000억원으로 4년간 배 가까이 늘었다. 중앙 공기업의 부채 증가가 정부의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