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김정태 회장 자사주 사들인 까닭은
입력 2013-03-25 18:21 수정 2013-03-25 22:39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갑자기 자사주를 매입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하나금융은 김 회장이 지난 21일 자사주 2000주를 주당 3만6800원(총 7360만원)에 매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지주 주식은 총 4만7375주가 됐다. 하나금융 창립멤버인 김 회장은 등기임원이 되기 전 자사주 3만9375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나은행장 시절이던 2008년 9월과 2010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60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의 자사주 매입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주가 관리다. 하나금융 주가는 최근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파행, 부동산 경기침체 우려, 수익성 악화 등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잇따라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금융 주가는 지난 8일 주당 4만1200원에 거래되다 21일에는 3만6850원까지 추락했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움직임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단순한 ‘주가 끌어올리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풍’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이명박 정부 ‘금융권 4대 천왕’ 문제점을 지적하며 주요 금융그룹 회장의 교체 필요성을 시사했다. 타 금융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금융권 전체가 흔들리면 하나금융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시기에 김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자신의 건재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임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갑자기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상당히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고 귀띔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