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10년… 기독교인 70% 줄어

입력 2013-03-25 17:35

이라크 기독교계 지도자 루이스 사코 대주교는 “2003년 이라크 전역에서 300곳이 넘던 기독교회가 현재 57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25일 미국 폭스뉴스가 전했다. 2003년 3월 이라크전 발발 이후 10년 동안 이라크 내 기독교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칼데아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사코 대주교는 “미국의 침공과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교회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주된 테러 대상이 되면서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라크 땅을 떠났다”고 말했다.

현지 인권단체 ‘함무라비 휴먼 라이츠’를 이끄는 윌리엄 와다는 “지난 10년 동안 기독교인들의 엑소더스가 진행돼 2003년 후세인 축출 전 140만명을 상회하던 기독교인 수는 3분의 2 이상 줄어 현재 50만명 정도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2009년 미국 종교자유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라크는 전체 인구의 97%가 이슬람교도이며, 3%만이 기독교인이다. 기독교인의 3분의 2는 칼데아 가톨릭교회 소속이고 나머지는 아시리아교회, 동방정교회, 아르메니안교회, 성공회 등에 속해 있다.

미국 등 서방세력의 개입으로 정권이 바뀐 다른 중동국가들도 이라크와 비슷한 상황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집트와 리비아에서도 기독교인들이 극심한 박해를 당하고 있고, 아프가니스탄에선 가톨릭교회 1곳만 엄중한 보호 속에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