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이야 갤러리야?
입력 2013-03-25 16:40
[쿠키 사회] 광주광역시의 한 수영장에 미술관이 들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오전 광주 북구건강복지타운 우산수영장 지하 1층 로비에서 ‘미래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그동안 관공서나 병원, 골프장 등에 미술관이 설치된 곳은 많지만 수영장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전해졌다. 수영장과 미술관이 ‘한지붕 두가족’이 된 데는 평소 수영을 취미삼아 즐겨온 화가 윤병학씨가 주위의 권유로 지난해 수영장 관장을 맡은 게 계기가 됐다.
사단법인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이 위탁을 받아 운영에 들어간 이 갤러리는 20호 크기의 작품 30여점을 배치할 수 있는 규모다. 수영장 측은 앞으로 광주 북구지역 작가들에게 우선적으로 무료대관의 전시기회를 주기로 했다. 개인전은 물론 분기마다 한차례씩 기획전도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광주미술협회 회원들이 전시를 요청해올 경우도 대관료를 받지 않고 공간을 빌려줄 예정이다.
수영장 측은 정기적으로 수영을 하러 오는 회원만 2500여명에 달해 전시회를 갖는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광주 북구 주민들이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예술 향유권도 크게 신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이날부터 전시를 시작한 개관전은 ‘현대미술 신춘기획 초대전’으로 4월 14일까지 열린다. 개관전에는 ‘빛의 작가’로 유명한 우제길 화백 등의 작품 45점이 전시되고 있다.
윤 관장은 “개인전의 경우 작가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 전시회를 꾸밀 것”이라며 “수영장을 찾는 시민들이 미술 작품과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