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빛난 한국 기업의 힘… 조지아주, 임시 운전면허증 발급 법안 일사천리 처리
입력 2013-03-24 18:31 수정 2013-03-24 23:29
미국 조지아주 의회가 현지 한국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외국기업 주재원의 체류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해 눈길을 끈다. 외국인에게 가장 텃세가 심하다는 조지아주의 이 같은 행보에 현지 한인사회에서는 “한국경제의 힘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조지아주 하원은 전날 비자 만료를 앞두고 체류연장을 신청한 주재원 등 외국 국적자에게 임시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주는 법안(SB 122)을 표결에 부쳐 찬성 169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곧 네이선 딜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정식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외국인의 운전면허는 체류비자 유효기간과 연동된다. 체류연장을 신청하고 새 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동안 기존 비자가 만료되면 유일한 교통수단과 다름없는 자동차를 몰 수 없게 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조지아주의 경우 반(反)이민 정서가 강하고 행정 속도도 느린 탓에 외국인의 비자 발급 대기 기간이 긴 것으로 악명이 높다.
특히 2년 전 비자심사 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만든 이후 운전면허 만료로 친지나 직장 동료의 차를 얻어 타고 출근하는 외국인 직원이 속출하고 있다. 현지의 일부 일본 기업은 이 같은 ‘먹통 행정’에 속을 끓이다 가족을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문제로 불편이 가중되자 한국 대기업들이 지난해 애틀랜타상공회의소에 법개정을 요구했고, 주의회가 개원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법안 발의에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제이슨 카터 주 상원의원이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조지아주에는 주 서부 웨스트포인트에 기아차 미국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 LG, SK, 현대중공업, 대한항공 등 20여개 대기업이 공장이나 지사를 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