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D-30 최대 관전 포인트… 돌아온 ‘세 남자’ 재기 성공할까

입력 2013-03-24 18:20


세 남자가 정치적 복귀를 노리는 4·24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 노원병에서 ‘새 정치 시즌2’를 선언했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은 ‘지원 사격 대기 중’이다. 여권에서는 지난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여의도 재입성’을 목표로 뛰고 있다.

◇세 남자의 복귀전=선거의 여왕이라 불린 박근혜 대통령이 뒤로 빠진 이번 선거는 지난 18대 대선의 주역이었던 ‘세 남자 이야기’로 채워질 전망이다.

대선 판을 쥐고 흔들었던 안 전 교수는 노원병에 사실상 정치생명을 걸었다. 지난 13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후 때때로 쏟아지는 싸늘한 눈빛을 감수하며 ‘더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 중이다. 그가 정치적으로 재기할지는 4·24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안 전 교수는 2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새 정치’를 기본으로 돌아가는 정치,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실천하는 정치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노원구 상계동은 중산층과 서민들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곳이다. 노원에서 새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한 달을 앞두고 정치적 트레이드마크인 ‘새 정치’ 이슈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이다.

안 전 교수가 승리하면 차기 대권을 목표로 한 신당 창당, 정계 개편 등 다양한 정치 시나리오가 써진다. 승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무소속 후보인 만큼 조직 기반이 없다는 점, 낮은 투표율 등은 걸림돌이다.

문 의원은 지원 유세를 통해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다소 덜어낼 수 있다. 부산이 정치적 기반인 만큼 영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김비오 지역위원장을 적극 도울 가능성이 크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당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민주당이 ‘대선 후보 양보의 빚’을 갚기 위해 노원병 공천을 포기하면 문 의원이 안 전 교수를 돕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대선 당시 ‘문재인 출마+안철수 지원’에서 ‘안철수 출마+문재인 지원’으로 입장이 바뀔 수 있다.

4선의 김 전 원내대표는 영도에 단독 출마해 공천이 거의 확실하다. 그는 지난 2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면접심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표차로 당선돼 양보해 주신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8년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듯이 지난해 총선 공천 탈락의 아픔을 딛고 다시 재기할지 관심사다. 민주당이 영도에 화력을 집중하고, 문 의원이 앞장 설 경우 ‘문재인 대 김무성’의 한 판 승부가 될 수도 있다.

◇정권 심판론 먹힐까=국회의원 재보선은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 3곳에서만 치러지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이므로 정치적 의미가 만만치 않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늑장 처리 및 연이은 인사 잡음에 따른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은 3곳 가운데 2곳 이상은 수성해야 원내 과반정당(152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는다. 반면 야권은 부실 인사검증 논란, 고위층 성접대 의혹 등을 적극 제기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울 전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